서론

2022년 3월 코로나19로 인한 조기전역 후,
멋쟁이사자처럼에서 운영하는 AI SCHOOL 교육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군대에서 나태하게 보내며 공부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몇달 뒤 서류상으로 전역하게 되면
결국 일자리를 구해야 했기에 평소 목표로 했던 개발 관련 교육을 들을 필요성을 느꼈고,
흔히 말하는 국비 지원 교육인 K-Digital Training을 수강했습니다.

비전공자도 3개월의 과정을 거쳐 딥러닝 모델이 탑재된 웹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에 가득찬 상태로 교육을 수료했지만,
관심있었던 NLP 분야를 중심으로 독학하면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크게 실감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교육 과정을 통해, 그리고 이후 스터디 그룹을 통해 만난 인연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공부 진도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불확실성은 독학에 있어 가장 큰 불안요소인데,
타인의 공부 진도 및 공유된 코드 등을 확인하면서 저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하고 싶은 것만큼은 명확했기에 방향성이 흔들릴 일은 없었지만,
머신러닝 엔지니어를 목적으로 실무적인 부분에 집중하다보니 기초 수학, 데이터 분석 기법 등
기반지식의 부족으로 언젠가는 무너져 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육 과정 수료 후 약 3개월이 다되가는 시점에서 저에게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했습니다.
첫 번째 선택지는 현재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속아줄” 회사를 찾는 것.
두 번째 선택지는 밑바닥부터, 선형대수와 통계학부터 기반을 쌓아가는 것.
이때,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첫 면접

기존에 참여하던 단톡방 커뮤니티에서 평소 관심을 두던 회사의 CSO 분께 연락을 드릴 기회를 잡았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앞선 회사 지원 과정에서 서류광탈을 느꼈던 저는 첫 서류합격을 경험했습니다.
해당 회사는 AI 작곡 스타트업으로 저는 NLP 개발자 직무에 지원했는데,
일반적인 NLP 과제를 기대했던 제가 받아본 과제는 도메인 특화된 새로운 과제였습니다.

다행히 이틀의 기간 동안 논문과 코드를 뜯어보며 성공적으로 과제를 마무리했고,
이는 제 개인적으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면접이었기에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고,
오직 제가 경험한 프로젝트 위주로만 준비하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는 과제 20, 프로젝트 40, 딥러닝 지식 40으로 질문을 받았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들이었기에 제대로 답변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관련된 질문들을 찾아보니 데이터 사이언스 질문 모음집에서 나온 것들이었습니다.

사실 과제를 받아볼 때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해당 회사는 저의 수준에 맞지 않은 뛰어난 기업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부족함을 감수하고 지원한 것이었는데,
역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당시 저는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를 느끼고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이 뒷받침 되지는 않았지만 다음 면접에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취업

첫 면접 이후 제 수준에서는 인턴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여 관련된 공고에 지원했습니다.
그리 많은 공고가 올라와 있지는 않아서 당첨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스포츠 브랜드 쇼핑몰을 운영하는 기업에서 데이터 분석가 직무로 연락을 주었습니다.

연락 후 주말을 거쳐 바로 보게된 1차 면접에서는 이전 면접에서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질문 리스트를 보고 하나하나 답변을 기록해가면서 준비했는데,
실제 면접에서는 합격을 전제로 실제 진행될 업무에 대해 말씀을 주셨습니다.

해당 기업의 경우 개발팀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마케팅 중심 기업이었고,
실험적으로 데이터 수집 자동화 및 시각화를 위해 관련 전문가를 채용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준비했던 것과는 다른 업무였지만, 평소 데이터 관련한 전반적인 기술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기에
제안된 사항들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방향성은 금방 잡을 수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1차 면접을 통과하고 대표님과 대면하여 2차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질문을 받는 것보다는 제가 질문을 드리는 방식이었고 자리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앞으로

합격 통보를 듣고 현재는 향후 주어진 과제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크게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엔지니어, DB 개발자의 3가지 분야의 역량을 가지고
3개월 동안 혼자서 성과를 보여야 하는데 머신러닝 엔지니어 직무를 준비했던 제게는 굉장히 도전적인 선택입니다.

현재 앞선 분야 별 직무와 관련해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기술은 태블로, MongoDB, Airflow 입니다.
사실 세 가지 서비스 모두 얕은 수준에서만 사용해본게 전부라서 기술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중압감을 느끼지만,
최소한 태블로 만큼은 첫 출근까지 남은 5일의 시간 동안 마스터할 각오로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